마셜제도는 태평양 중앙에 위치한 독립된 섬나라로, 약 5만 명의 인구와 29개의 산호 환초로 구성되어 있다. 이 나라는 20세기 후반부터 조세 회피처로 알려지면서 해운·금융·법률 서비스 분야에서 다양한 외국 법인을 유치해왔다.
특히 선박 등록 제도가 매우 느슨한 조건을 허용하면서, 많은 국제 해운 기업들이 마셜제도를 선호하는 이유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조세 유인 전략은 시간이 지날수록 국제사회의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고, 특히 유럽연합과 경제협력개발기구는 마셜제도를 ‘비협조적 조세 관할지’로 분류하며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
마셜제도 정부는 이 같은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 투명성과 규제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디지털 세금 제도의 전면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전산화를 넘어, 국제 금융 규범에 부합하는 디지털 기반의 회계 시스템을 구축하여 마셜제도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국제 협력 관계를 회복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실제로 이 나라는 2021년 이후 해양국가로서의 특수성과 글로벌 조세 협약의 요구사항을 절충하기 위해 세정 시스템을 디지털화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디지털 세금 제도가 놓여 있다.
이 글은 마셜제도가 디지털 세금 제도를 도입하게 된 배경, 구체적인 시스템 구조, 그리고 국제 규제 대응이라는 측면에서의 전략적 가치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해운과 법인등록 중심 경제 구조에서 디지털 세정이 필요한 이유
마셜제도의 경제 구조는 제조업이나 광업과 같은 전통적인 세수 기반 산업이 거의 없다. 주요 수입원은 외국 선박 등록비, 해외 이주 노동자들의 송금, 외국인 대상 사업자 면허 발급, 국제개발원조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선박 등록 제도는 마셜제도를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선박 등록국으로 만들어 주었으며, 그 자체가 사실상 세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등록 시스템은 장기간 동안 수작업 기반으로 운영되었고, 기업 실체 확인이나 거래 내역 추적이 어렵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러한 배경에서 디지털 세금 제도는 단순한 기술적 전환이 아니라, 국제 신뢰 회복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마셜제도 정부는 2022년부터 디지털 세금 제도 구축을 위해 전산화 플랫폼 설계를 시작하였고, 특히 기업 등록과 납세 신고 시스템을 연동시키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였다. 디지털 세금 제도가 도입되면 모든 외국 법인은 고유 식별번호를 통해 활동 내역을 추적당하게 되며, 해운 거래뿐만 아니라 송금 흐름, 로열티 수익, 제삼자 계약 관련 수입 등도 통합적으로 기록된다.
이러한 시스템은 국제 조세 정보 교환 표준에 따라 설계되고 있으며, 마셜제도는 이를 통해 경제협력개발기구가 제시한 국제 금융 투명성 기준에 부합하려 한다. 또한 디지털 기반 세정은 내부 부패와 회계 조작 가능성을 낮춰, 외부 감사 기관이 국가 재정을 보다 투명하게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결국 세금을 실제로 걷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세금과 관련된 거래 흐름을 기록하고, 이를 신뢰 가능한 방식으로 공개할 수 있는 디지털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다.
디지털 세금 제도 도입을 위한 실제 시스템 구조와 기술 구현 방식
마셜제도 정부는 자국의 물리적 기반 시설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감안해, 클라우드 기반의 SaaS 방식 디지털 세금 제도를 설계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미국의 민간 기술 기업과 협력하여 개발 중이며, 현재 베타 버전은 정부기관 내부 테스트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핵심 시스템은 전자 납세 플랫폼, 법인 등록 연동 서비스, 자동화된 회계 보고서 생성기, 외화 송금 보고 모듈, 그리고 규제 기관용 데이터 대시보드로 구성되어 있다.
모든 사업자는 전자 고유번호를 부여받으며, 이를 통해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경우에도 회계 기록과 거래 내역은 국가 시스템에 자동 저장된다. 특히 외국인 소유 법인은 해당 시스템을 통해 연간 활동 내역을 자동 보고해야 하며, 이 보고서들은 마셜제도 금융감독청의 승인 없이는 사업 면허 갱신이 불가능하게 설계되어 있다. 이와 같은 구조는 과세를 통한 수익보다 투명한 거래의 데이터화를 통한 국제 규제 회피 방지에 목적을 두고 있다.
또한 이 시스템은 국제 조세 정보 자동 교환 협약인 CRS와 연동 가능하게 설계되어 있어, 마셜제도가 조세 투명성 글로벌 네트워크에 정식으로 가입할 경우 바로 대응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브라우저 기반으로 운영되며 저사양 디바이스에서도 접근이 가능하게 만들어진 이 시스템은, 마셜제도와 같이 IT 인프라가 제한된 국가에서도 디지털 세정이 가능하다는 기술적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국제 사회와의 관계 회복을 위한 디지털 전환의 의의
마셜제도의 디지털 세금 제도는 실질적인 세수 확대보다는 외교적 목적과 국제 관계 개선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미 유럽연합은 마셜제도를 조세 회피 관할지로 지정하면서, 일부 유럽 금융 기관과의 거래에 제한을 가하고 있다. 또한 미국 재무부와 국제통화기금도 이 지역에 대한 회계 투명성 제고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외부 압박은 마셜제도의 경제 외교 전략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디지털 세금 제도는 바로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전략적 도구다. 제도 자체가 완성되면 마셜제도는 외국 투자자들에게 신뢰성 있는 법적 환경을 제공할 수 있고, 동시에 외국 정부와의 정보 교환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이는 국제 자금세탁 방지 협약, 테러 자금 차단 협약, 그리고 조세 회피 방지 협약 등 여러 글로벌 협약들과의 호환성을 높이게 된다.
국제 규제를 단순히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은 마셜제도와 같은 소규모 해양국가에게 중요한 선택지로 작용한다. 자원이 부족하고, 세수가 제한적인 조건에서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법률과 행정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곧 경제 발전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디지털 세금 제도는 마셜제도가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제도다.
디지털 세금 제도가 이끄는 마셜제도의 미래 가능성
디지털 세금 제도의 도입은 마셜제도의 국가 전략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을 의미한다. 단지 세금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 구조 전반을 투명하게 정리하고, 국제 사회와의 신뢰를 회복하는 핵심 기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디지털 세정 시스템의 공식 출범 이후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부가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예를 들어 전자 송금 추적 시스템을 통한 송금세 도입, 선박 거래 관련 서비스세 정비, 환경세 또는 해양오염 관련 부담금 전자 징수 체계 등이 그것이다.
이 모든 시스템은 디지털 세금 제도를 기술적 기반으로 삼아 작동하게 된다. 브라우저 기반 접근, 스마트폰 연동, 클라우드 저장 방식은 인프라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다. 나아가 교육과 홍보를 통해 국민과 외국인 모두가 이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마셜제도의 다음 과제다. 정부는 이미 이와 관련된 디지털 문해력 교육, 시스템 가이드라인 제공, 다국어 기반 사용자 인터페이스 제공 등을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 세금 제도는 마셜제도의 외교와 경제, 그리고 국가 신뢰의 중심축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세금을 실제로 많이 걷지 않더라도, 국가가 책임감 있게 거래를 추적하고, 기록을 남기고, 투명하게 운영된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 특히 국제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존중받기 위해서는 투명한 제도 기반이 반드시 필요하며, 마셜제도는 그 필수 조건을 디지털로 해결하려 하고 있다.
세금보다 신뢰가 먼저인 시대의 디지털 세정 전략
마셜제도는 전통적으로 세금 없이도 운영되는 해양국가였다. 그러나 21세기 국제 질서 속에서 세금 그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 가능한 기록, 투명한 회계, 그리고 책임 있는 행정이라는 사실을 빠르게 인식했다. 디지털 세금 제도는 바로 그 인식의 산물이다. 세수를 늘리는 수단이 아니라, 국제 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고, 투자자와의 관계를 신뢰로 구축하며, 조세 정의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내기 위한 기반이다.
세금 없는 섬나라가 세금 제도를 디지털화한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그것은 법제도와 행정이 기술과 융합되며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 결정이다. 마셜제도의 디지털 세금 제도는 미래 지향적인 행정 개혁의 상징이자, 기술이 어떻게 조세 정의와 국제 신뢰를 연결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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