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는 유럽연합(EU) 비회원국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조용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수도 베오그라드를 중심으로 한 창업 생태계는 낮은 물가, 높은 교육 수준, 그리고 유연한 법률 환경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특히 세르비아 정부는 외국인 창업가 유치와 디지털 경제 확장을 위해 세무 시스템의 전자화와 스타트업 전용 세금 제도의 도입을 적극 추진해 왔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행정 간소화 수준을 넘어, 정책과 기술, 제도가 긴밀히 연결된 스타트업 친화형 국가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세르비아 디지털 세금 제도의 핵심 구조, 창업 기업이 누릴 수 있는 조세 혜택, 외국인에게 유리한 법률 환경, 그리고 향후 제도의 발전 방향까지 네 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디지털 세금 제도의 핵심: ePorezi 시스템과 전자 납세 체계
세르비아의 디지털 세금 제도는 ePorezi라는 국세청 전자 납세 시스템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이 시스템을 통해 개인과 법인은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VAT), 사회보장세 등을 온라인으로 신고하고 납부할 수 있으며, 각종 세무 문서도 전자 방식으로 발급받을 수 있다.
사업자 등록, 납세자 번호 발급, 세금 신고 및 정산까지의 전 과정을 전자 서명 기반으로 처리할 수 있고, 외국인도 비대면으로 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다. 특히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창업 초기 인력이 부족하거나 회계 경험이 없어도 ePorezi를 통해 손쉽게 세무 행정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세르비아는 프리랜서나 소규모 창업자에게 간소화된 세금 신고 제도(Simple Tax Regime)를 제공한다. 일정 기준 이하의 연소득을 기록하는 개인은 고정 비율의 세금을 납부함으로써 신고 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다. 최근에는 월 소득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세금이 계산되고, 납부 기한과 금액이 알림으로 전송되는 기능까지 도입되어, 행정 효율성과 사용자 편의성 모두를 갖춘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창업 기업을 위한 조세 혜택과 스타트업 전용 제도
세르비아 정부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대해 다양한 조세 감면과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 중 하나는 3년간의 법인세 면제 혜택이다. 일정 기준을 충족한 기술 스타트업은 설립 후 3년간 법인세가 면제되며, 이후에도 연구개발(R&D) 비용의 최대 80%까지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지식 재산(IP) 기반 수익에 대한 세율을 3%로 적용하는 ‘IP 박스 제도’도 시행 중이다. 이 제도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블록체인 등 기술 중심 스타트업에게 특히 매력적인 정책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세르비아는 일정 기준 이하의 신생 기업에게 사회보장세 감면, 급여세 유예, 회계 감사 의무 면제 등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스타트업 친화적 모델(Start-up Friendly Tax Model)’을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창업자도 법인 설립과 동시에 이 제도에 신청할 수 있으며, 조건을 만족할 경우 최대 5년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세르비아는 스타트업을 단순한 창업 지원 대상이 아닌, 세제 설계의 중심축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정책 방향성을 보여준다.
외국인을 위한 법인 설립과 디지털 행정 환경
세르비아는 외국인에게도 개방적인 법인 설립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은 시민권이나 영주권 없이도 법인 설립, 납세자 등록, 은행 계좌 개설을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전자 서명을 통해 대면 절차 없이 행정 처리를 완료할 수 있다.
세르비아의 전자 정부 플랫폼인 eKapija는 사업자 등록과 동시에 국세청의 ePorezi 시스템과 연동되며, 중복 입력 없이 자동으로 사업자 정보가 세무 시스템에 반영된다. 이러한 구조는 행정 오차를 줄이고, 외국인 창업자의 초기 정착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또한 세르비아는 디지털 유목민 비자 제도(Digital Nomad Visa)의 시범 운영을 통해 외국인 원격 근로자와 프리랜서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이 제도는 일정 소득 요건을 충족한 외국인에게 최대 1년간의 체류 자격과 세금 감면 혜택을 동시에 제공하며, 현지 법인을 설립한 경우에는 장기 체류와 시민권 신청도 가능하다. 외국인 창업자는 ‘경제활동 기반 체류자’로 인정받아 세르비아 내 정식 납세자로 등록되며, 이에 따른 세금 혜택과 거주 안정성을 모두 누릴 수 있다.
디지털 세정 제도의 실효성과 세르비아의 미래 방향
세르비아의 디지털 세금 제도는 창업자와 스타트업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외국계 창업 법인의 수가 빠르게 증가했고,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핀테크,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 활발한 법인 설립이 이루어졌다. 디지털화된 세무 시스템은 신속한 납세 절차, 낮은 회계 비용, 세금 예측 가능성이라는 장점을 제공하며, 이는 창업 초기의 리스크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편, 세르비아 정부는 2025년까지 세무 행정 전면 자동화, AI 기반 리스크 탐지 시스템, 블록체인 기반 전자 청구서 관리 체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국제 조세 기준과의 정합성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일부 사용자들은 여전히 시스템 접근성 문제, 모바일 호환성 부족, 다국어 서비스 미비 등을 지적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개선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르비아는 디지털 세정 제도를 기반으로 글로벌 창업가에게 실질적 가치와 기회를 제공하는 국가로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정착된다면, 세르비아는 유럽 내 새로운 창업 허브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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