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금제도

아르바 디지털 세금 제도: 자치령의 독립적 세정 디지털화 도전

mongsnews 2025. 7. 18. 23:51

카리브해 남부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 아르바(Aruba)는 네덜란드 왕국의 구성국이자 자치령으로, 독립국가는 아니지만 자국 내 세금 정책, 경제 전략, 전자정부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지역이다. 관광 산업을 핵심 경제축으로 삼고 있으며, 오랫동안 외국인 투자 유치와 비즈니스 친화적 조세정책을 병행해왔다. 그러나 행정 투명성, 세무 효율성, 그리고 국제 기준 정합성이라는 요구에 직면하면서, 아르바는 최근 몇 년간 조용하지만 의미 있는 행보를 시작했다. 바로 자국 주도형 디지털 세금 제도 도입이다.

아르바 정부는 2020년부터 “Aruba Smart Taxation Initiative”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이를 통해 기존 수기 기반 세무 행정을 디지털로 전환하고, 클라우드 기반의 전자 납세 환경을 구축하는 데 집중해왔다. 이 과정은 단순히 시스템 교체가 아니라, 자치정부가 독립적 세정 주체로 기능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증명하려는 행정 주권의 상징적 전환으로도 읽힌다.

아르바 디지털 세금 제도


이번 글에서는 아르바의 디지털 세금 제도가 갖는 배경과 도입 전략, 구체적인 시스템 구조, 창업자 및 외국인 대상 과세 적용 방식, 그리고 한계와 향후 전망까지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아르바 디지털 세금 제도 도입 배경과 정책 기조

아르바는 네덜란드 왕국에 속해 있지만, 조세 및 경제 정책에서는 상당한 자치권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종이 기반 세무신고, 오프라인 납부 중심의 비효율적 행정 구조를 유지해왔고, 이는 관광업 활성화와 디지털 산업 유입에 장애가 되어왔다. 이에 따라 2019년을 전후로 아르바 정부는 전자정부 구축 계획의 일환으로 세무 행정의 디지털화를 주요 과제로 채택하게 된다.

정부가 설정한 3대 목표는 조세 투명성과 행정 신뢰성 제고, 국내외 납세자의 접근성과 편의성 확대, 자치령으로서의 독자적 세정 능력 강화다.

이를 위해 국세청(DIMP – Departamento di Impuesto) 산하에 디지털 전환 전담팀이 구성되었고, 네덜란드 정부의 기술 지원과 IDB(미주개발은행)의 자금을 통해 클라우드 기반의 세무 포털 개발이 시작되었다. 이 포털은 아르바 국민은 물론, 외국인 납세자와 관광사업자 모두를 위한 통합 플랫폼으로 기획되었고, 이는 세정 시스템의 디지털 주권화라는 측면에서 매우 상징적인 프로젝트로 여겨진다.

 

DIMAS 전자 세무 플랫폼 구조와 주요 기능

 

아르바 국세청이 구축한 DIMAS 포털(Departamento di Impuesto Management & Automation System)은 2021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되었으며, 2023년부터는 모든 기업 및 개인 납세자가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공식 전자 신고 채널로 지정되었다. 이 플랫폼은 네덜란드어 및 영어, 파피아멘토(Papiamento, 아르바 공용어) 등 다국어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며, 부가가치세(BBO, VAT 유사세) 신고 및 자동 계산, 개인소득세 및 자영업자세(Personal Income Tax) 전자 신고, 법인세(Corporate Profit Tax) 전자 납부 기능, 관광세(Tourism Levy)와 환경세 신고 모듈, 전자 인보이스 관리 및 거래 기록 자동 저장, 납세자 맞춤형 알림, 납부기한 리마인더, 미신고 경고 기능들을 통합하고 있다.

DIMAS는 AWS 기반 클라우드 인프라 위에서 운영되며, 납세자와 국세청 간의 데이터 교환은 전자서명 기반의 보안 전송 체계로 보호된다. 또한 시스템 내에는 AI 기반 이상거래 탐지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 납세 누락이나 반복 패턴 탈루에 대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아르바 정부는 특히 관광사업자 및 단기 체류 사업자에 대한 전자 세정 적용을 강화하고 있으며, 호텔·리조트·렌터카·에어비앤비 운영자 등은 반드시 DIMAS에 등록 후 관광세 및 간접세 신고를 전자 방식으로 수행해야 한다.

 

디지털 창업자 및 소규모 납세자 대상 정책

아르바는 중소 규모의 관광 서비스 창업이 활발하며, 온라인 콘텐츠 창작자, 프리랜서, IT 기반 사업자 등의 디지털 창업자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DIMAS는 소규모 창업자를 위한 간이 신고 모듈을 제공하고 있으며, 정액 과세 옵션(매출 5만 플로린 이하 사업자 대상), 월간이 아닌 분기별 간편 신고 선택 기능, 디지털 인보이스 템플릿 및 자동 세액 계산 도구, 전자 환급 신청 및 전자 고지서 수령 기능과 같은 편의 기능을 포함한다.

특히 아르바 정부는 프리랜서 유튜버, 온라인 코치, 이커머스 운영자 등을 납세 인프라 안으로 유입시키기 위해, ‘Start Smart, File Smart’라는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자 납세 교육 콘텐츠, 시뮬레이션 계산기, 세무 챗봇을 DIMAS 내부에 연동해 제공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창업자의 세무 참여율을 높이는 동시에, 자발적 세수 확보를 실현하는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및 오프쇼어 사업자 대상 과세 구조

 

아르바는 조세 특례와 안정적인 법률 인프라 덕분에 오프쇼어 법인 설립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국제 조세 투명성 기준에 부응하기 위해, 아르바 정부는 외국계 법인에도 전자 세무 시스템 참여 의무를 확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외국인이 아르바 내 부동산을 소유하거나 리조트 운영, 원격 근무 기반 사업을 수행할 경우, DIMAS 등록 필수 및 TPIN(세무 식별 번호) 부여, 법인세 또는 자영업자세 신고 전자 제출, 관광 관련 서비스 제공 시 BBO 신고 의무 발생, 일정 거래 이상 시 전자 인보이스 제출 및 실거래 증빙 필요의 요건들이 적용된다.

아르바는 또한 ‘경제 실체 규제(Economic Substance Regulation)’를 통해, 외국 법인이 아르바에 실질적 사업장을 운영하지 않으면 세제 혜택을 제한하고 있으며, 이 기준 또한 DIMAS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추적하고 있다.

이로써 단순한 조세 회피 목적의 법인 설립을 견제하고, 실제 사업을 유치하는 실질 기반 조세 전략으로 전환하는 구조적 변화가 진행 중이다.

 

기술적 한계와 향후 개선 방향

DIMAS는 기술적으로는 완성도 높은 시스템으로 평가되지만, 아르바 내부적으로는 아직 몇 가지 한계가 존재한다.
첫째, 소규모 사업자나 고령층 납세자들의 디지털 적응력 부족으로 인해 시스템 접근성이 낮은 문제가 있다.
둘째, 국세청 직원의 전산 역량이 시스템 고도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으며, 상담 및 오류 대응에 지연이 생긴다는 비판도 있다.
셋째, 암호화폐와 디지털 자산에 대한 과세 기준이 아직 부재하며, 디지털노마드와 글로벌 프리랜서의 수익이 조세 밖에 머물 가능성도 지적된다.

이에 따라 아르바 정부는 2025년까지 전자 인보이스 전면 의무화 로드맵 수립, 디지털 자산 과세 가이드라인 도입, AI 기반 이상거래 자동 탐지 시스템 고도화, 오프라인 납세 지원 창구 확대 및 디지털 교육 강화의 계획들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계획은 아르바가 단순한 조세 특례 지역에서 벗어나, 기술 기반의 투명한 세정 시스템을 갖춘 카리브 디지털 조세 모델국가로 전환되는 과정의 핵심 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