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금제도

재난 이후 세정 혁신에 나선 통가의 디지털 세금 제도 구축 과정

mongsnews 2025. 8. 10. 20:00

통가는 태평양 한가운데 폴리네시아 지역에 위치한 국가이며, 피지와 많이 인접해 있는 나라이다.

2022년 1월, 통가는 사상 초유의 해저 화산 폭발과 쓰나미를 겪었다. 국토 일부가 물에 잠기고 통신 인프라가 붕괴했으며, 주요 경제 기반이었던 농업과 관광업도 큰 타격을 입었다. 당시 정부는 재난 복구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곧 심각한 재정 압박이라는 또 다른 위기와 직면했다. 세수 기반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서 기존의 종이 중심 세무 행정으로는 재정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이를 계기로 통가 정부는 재난 복구 과정에서 디지털 세금 제도라는 새로운 세정 인프라를 동시에 구축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 제도는 단순한 세무 전산화를 넘어, 향후 경제 구조 변화와 재정 안정성을 뒷받침할 장기 계획의 핵심이 됐다.

재난 후 통가의 디지털 세금 제도

 

통가 경제와 재난 이전의 세정 한계

통가의 경제는 농수산물 수출, 관광업, 해외 송금에 크게 의존하는 소규모 구조를 갖고 있었다. 세무 행정은 주로 수도 눅아로알로파에 집중돼 있었으며, 섬 지역의 소규모 사업자들은 세무 신고를 위해 직접 행정청을 방문해야 했다. 인터넷 보급률이 낮아 전자신고 비중은 10%에도 미치지 못했고, 세금 납부 기록 관리 역시 수작업에 의존했다. 이러한 구조는 평상시에도 행정 효율성을 떨어뜨렸지만, 해저화산 폭발로 주요 세무 자료가 훼손되면서 시스템 붕괴에 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 이 경험은 디지털 기반이 없는 세정 체계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재건 과정에서의 정책 전환과 국제 협력

재난 직후 통가 정부는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호주 정부와의 긴급 협력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재건 자금 지원 조건 중 하나가 바로 디지털 행정 인프라 개선이었다.

특히 세무 행정은 재정 회복의 핵심 분야로 지정되어, 복구 예산의 일부가 디지털 세금제도 구축에 투입됐다. 정부는 클라우드 서버 기반의 중앙 세무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하고, 위성 인터넷을 활용해 외딴 섬에서도 전자 납세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통가 통신사와 국제 위성 인터넷 사업자가 협력하여 세무 시스템 접속 전용 네트워크를 개설했다.

 

디지털 세금 제도의 기술 설계와 주요 기능

통가의 디지털 세금 제도는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설계됐다.

 

첫째, 전자 신고 포털을 통해 모든 납세자가 온라인으로 세금 신고와 납부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둘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섬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이 손쉽게 매출과 비용을 기록하고 자동으로 세무 보고서를 생성할 수 있게 했다.

 

셋째, 은행과 송금업체의 결제 시스템을 세무 당국과 직접 연동하여 거래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했다. 특히 해저화산으로 물리적 기록물이 손실된 경험을 반영해, 모든 세무 자료는 해외 데이터센터에 이중 백업되도록 했다.

 

송금과 관광업을 중심으로 한 세수 복구 전략

해외에서 일하는 통가인의 송금은 GDP의 30% 이상을 차지하지만, 과거에는 세무 행정과 거의 연결되지 않았다. 디지털 세금 제도 도입 이후 송금액이 사업 운영이나 상업 거래로 이어질 경우 자동으로 과세 범위에 포함되도록 데이터 분석 체계가 마련됐다. 관광업 역시 디지털 인보이스 의무 발행제도가 도입돼, 숙박업체와 여행사가 모든 거래 내역을 온라인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재난 이후 크게 줄어든 관광 세수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

 

재난 복구와 세정 현대화의 동시 추진 효과

디지털 세금 제도의 도입은 단순히 세수 증가로 끝나지 않았다. 행정 투명성이 강화되면서 국제 지원 기구로부터의 신뢰도가 높아졌고, 재건 자금 집행 내역을 실시간으로 공개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세무 신고 시간이 과거 평균 3일에서 24시간 이내로 단축됐으며, 현장 방문 없이도 세무 처리가 가능해 주민들의 행정 만족도도 크게 향상됐다. 재난 직후 1년간의 통계에 따르면, 전자세정 도입으로 세수는 전년 대비 18% 증가했고, 세무 행정 비용은 약 25% 절감됐다.

 

향후 과제와 확장 계획

통가 정부는 이번 세정 현대화를 기반으로 어업, 농업, 전자상거래 분야로 디지털 세금 제도를 확장할 계획이다.

 

그러나 위성 인터넷 의존도가 높아 유지비용이 크고, 일부 고령층 상인들이 시스템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가 남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세무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민간 기업과의 협력으로 저비용 통신망 구축을 검토 중이다.

 

궁극적으로 통가는 재난에 강한 회복력을 가진 ‘디지털 기반 경제’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디지털 전환의 사례

통가의 해저화산 이후 디지털 세금 제도 구축 과정은 재난 복구와 세정 혁신을 동시에 이룬 드문 사례다. 한정된 재정과 열악한 인프라 속에서도 국제 협력과 기술 활용을 통해 세무 행정을 현대화한 경험은, 유사한 환경의 도서 국가들에게 중요한 참고가 된다. 재난이 국가 운영의 약점을 드러냈지만, 그 경험이 오히려 디지털 전환의 촉매제가 되어 통가를 한층 강한 경제 구조로 이끌고 있다.